빌2:12-18,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비추어라.

우리가 빌립보서 2장 앞부분의 말씀을 이미 살펴보았는데, 거기에 빌립보교회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받았음으로, 너희는 마땅히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하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며 겸손해야 되고, 그리고 서로 돌아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 되고 겸손하고 서로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빌립보교우들 서로서로에게 요구되는 말씀입니다. 서로가 하나가 되라, 서로에게 겸손하라, 서로를 돌아보라고 하신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말씀은, 빌립보 성도들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에서 마땅히 가져야 할 삶의 태도에 관한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서 2장 앞부분은 수평적인 관계에서 요구되는 말씀이었다면, 본문에서는 수직적인 관계에서 요구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대신관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본문을 저는 세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봄으로 은혜를 받고자 합니다. 먼저 12절과 13절입니다. 여기서는 한마디로,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부르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두 자로 줄이면, ‘애인’입니다. 바울은 그들을 자기 애인이라고 부르면서, 내가 너희들과 함께 있었을 때뿐만 아니라, 내가 없을 때에도 더욱더 순종하라고 말합니다. 사도는 여기서 지도자가 보든지 안보든지, 지도자가 함께 있든지 떨어져 있든지 간에, 하나님 면전에서 살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든지 없든지 간에 너희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잘 순종해 왔듯이, 앞으로도 계속하여 순종하라는 것입니다. 주인이 있든 없든, 지도자가 보던 안 보던 한결같은 믿음으로 살아가라는 권면입니다.

그리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하셨습니다. ‘두렵고 떨림은’ 하나님에 대한 최상의 경외심을 말하는 것이지, 심적인 공포를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만 절대적으로 존경하고 경외하는 그런 마음으로 구원을 이루라고 하셨습니다.

구원을 이루라는 말은 ‘끝까지 구원을 이루어 가라’는 뜻인데, 이미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믿음을 통하여 얻은 그 구원을 계속해서 완성해 가라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말은 구원을 행위나 공로로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공로에 의한 구원을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구원을 말하고, 이 구원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지난번 정기기도회 때 말씀을 드린 것처럼, 성경은 구원을 시간상으로 볼 때 세 가지 의미로 구별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미 성취된 구원(요5:24, 엡2:8), 현제 진행 중인 구원(고전1:18, 히10:39) 그리고 장차 완성될 구원(약1:21, 빌2:12)입니다. 이것을 구원의 서정에 끼어 맞춘다면, 소명에서 양자까지가 이미 성취된 구원에 속하고, 성화와 견인은 현재 진행 중인 구원에 속하며, 영화가 미래적 구원에 속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누가 여러분에게 ‘구원 받았습니까?’라고 물으면, ‘예, 나는 구원 받았습니다.’ ‘나는 구원 받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구원 받을 것입니다.’-이 셋 중에 어느 대답을 해야 합니까? 현재 진행 중인 구원과 장차 완성될 구원은, 과거에 성취된 구원에 기초하여 있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과거에 성취된 구원을 받은 사람은, 현재와 미래의 구원도 분명히 받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 나는 구원을 받았습니다.’라고 확신 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는 말은, 과거에 받았던 구원의 확신을 근거로, 미래의 완성될 구원을 바라보며, 현제 하나님을 최상으로 경외하며 말씀에 순종함으로 구원을 계속 이루어가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더욱더 성화의 삶을 살고 고난 중에도 인내하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구원을 이루어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내 의지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어야 합니다. 내주하시는 성령님이 역사해 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13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우리 안에서 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고 했습니다. 내가 나의 구원을 주도해 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성령 하나님이 성화를 주도해 가시며, 구원을 이루어 가시는 것입니다. 그것도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안에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간절한 사모함이 있거나, 예배를 기다리거나, 기도의 자리에 나와서 하나님과 교제하기를 사모하거나, 한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불타는 마음이 있거나, 하나님을 좀 더 알기를 원하는 간절한 소원이 있다면, 그것조차도 하나님이 당신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우리에게 거룩한 소원을 주신 줄로 알아야 합니다.   

앞의 두 구절을 종합해서 말하면, 먼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기쁘신 뜻이 있습니다. 다음은 그 뜻을 위하여 우리 안에 거룩한 소원을 주십니다. 그리고 그 소원을 이루어 가도록 믿음과 힘과 지혜를 주십니다. 그것이 바로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소망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 안에 두신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소원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구원을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항상 순종함으로 두렵고 떨림으로, 이미 받은 구원을 이루어 가는 자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부분은 14절에서 16절인데 여기서는,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하라는 말씀입니다. 원망은 불평이고 수군거리는 것이고 투덜투덜되는 것입니다. 일을 할 때는 입을 다물고 손으로 해야 하는데, 입으로 궁시렁 궁시렁, 투덜투덜 대는 사람이 있습니다. 입주전도하면서 투덜투덜 대면서 궂이 이런 것을 해야 되느냐고, 맨날 김밥이냐고, 비오는 데 비맞아가면서 하는거냐고-이렇게 불평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은혜 중에 출애굽을 해서 광야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보호 인도해 주셨습니다. 만나를 주셨고 가끔 메추라기도 주셨습니다. 반석에서 물을 주셨고 발이 부르트지 않게 하셨고 옷이 헤어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애굽의 종살이에 비하면, 광야생활의 자유로운 몸이 훨씬 더 좋은 것입니다. 더더구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좋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과 능하신 손길을 믿지 못하고, 문제가 생기고 작은 어려움만 생겨도 불평하고 원망하게 됩니다. 수시로 하나님과 지도자 모세에 대하여 원망 불평했던 그들은 결국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였습니다. 불평이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 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비는 다투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의 일을 하면서 소리치고 싸우면 안 됩니다. 여러분 가정에서 아버지가 제일 속상해 하실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연로하신 아버지 앞에서 자식들이 큰소리치며 싸울 때입니다. 이것은 불효이고, 아비의 마음에 못질하는 것입니다.

이것처럼 우리는 다 하나님의 자녀들이고, 그 자녀들이 교회에서 주님의 일을 하면서 서로 큰 소리 내고 삿대질하고 맥살 잡고 싸우면 제일 가슴아파하시는 분이 아버지이십니다. 이것은 하늘 아버지의 마음에 못질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슬퍼하시는 것입니다. 

교사 일을 하면서 원망 불평하고, 서로 다투면 되겠습니까? 찬양대에서 봉사하면서, 식당에서 봉사하면서, 차량관리부에서 수고하면서, 교육부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각 구역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서로 원망하고 시기하면 되겠습니까? 그러면 교회는 개판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성경은, 무슨 일을 하든지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교회의 일을 하면서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곧 어그러지고 거스리는 세대 가운데서 빛을 비추기 위함입니다. 성도들이 원망과 시비가 없이 살고, 흠이 없고 깨끗하게 살아야 세상에 빛이 되는 것입니다(15). 하나님의 흠 없는 자녀로 세상에서 빛을 비추고자 원망과 시비가 없이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리가 빛을 비추어야 할 이 세상은, ‘어그러지고 거스리는 세대’입니다. 이 말은 비뚤어졌고 굽었고 뒤틀린 세상이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은 타락하고 말을 듣지 않는 어두운 세상이고, 하나님의 법도에는 관심이 없고, 영적으로 뒤틀려 있는 자들이고, 비난 받을 일을 해 놓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세대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이런 세상 속에서 작은 빛이며, 빛을 비추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은 모든 일에 원망과 시비가 없어야 하고, 점과 티가 없이 살아야, 어두움을 밝히는 빛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원망과 시비가 없이 살아야 할 이유와 목적이 16절에 있는데, 생명의 말씀을 밝히 비추는 것입니다. 빌립보교회가 죽어가는 세상에 생명의 말씀을 부지런히 가르치고 전파함으로 그 진리를 밝히 드러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복음만이 풍성하고 영원한 생명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심판 날에 주님 앞에서 자랑할 기쁨이 있기를 원한다고 하였습니다. 

아무튼 두 번 째 부분에서는, 모든 일에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해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부분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기뻐하리라는 말씀입니다. 마지막 두 구절의 말씀입니다. “17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 18 이와 같이 너희도 기뻐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라.”

여기서 말하는 전제는 제사를 드릴 때 제물을 잡아 놓고 그 위에 마지막으로 제물 위에 포도주를 붓는 것을 말합니다. 전제를 붓고 나면 이제 제물을 태워 제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바울은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나를 관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한다고 했는데, 이 말은 빌립보교회의 섬김과 헌신 위에 자기의 생명을 추가하여 제사를 마무리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자기는 기뻐한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지금 기꺼이 빌립보교회를 위하여 순교의 제물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사도는 여기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성경에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또 내 자신까지도 내어 주리니...”(고후12:15). 자기 자신까지도 교회를 위하여 내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딤후4: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벌써 자기가 전재로 부어졌다고 얘기합니다.   

바울은 자기의 희생, 순교를 오히려 기뻐한다고 말하며, 너희도 나와 같이 기뻐하라고 말합니다. 17-18절에서 사도는 4번이나 기쁨에 관하여 말하면서(4중주의 기쁨), 넘치는 기쁨으로 순교를 각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울은 지금 감옥 안에 있습니다. 그것으로 인하여 오히려 복음의 진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제 순교할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그는 기뻐하고 또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함께 같이 기뻐하라고 말합니다. 바울의 이 마음은 십자가를 앞에 둔 주님의 마음이지 않습니까? 그는 지금 주님이 주신 기쁨으로 충만한 것입니다. 전천후 기쁨입니다.

결론

1. 성도 여러분,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시기 바랍니다. 내 안에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따라 구원을 이루어 가시기 바랍니다.

2.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해야 어두운 세상, 일그러진 세상을 밝히고 바로 세워갈 수 있습니다.

3.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내가 희생된다 할지라도) 기뻐하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바울은 사나 죽으나 그리스도만 존귀하게 되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래서 죽는 것, 순교하는 것도 기뻐하였습니다. 전천후 신앙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도 이 말씀대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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